top of page

Silentscape Series (2020-)

​2020년 전세계를 잠식한 COVID-19  팬데믹 상황에서 공간과 관계의 단절을 겪게 된다. 이동의 자유도 제한되는 듯 했다. 나의 집 외에는 모두 경계의 대상이었다. 수십명이 한 건물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아파트에서 나의 집 역시 안심할 곳은 아니었다. 친구/가족/이웃 들과도 점점 직접 만나지 못하고 온라인, 유선으로 연락하게 되었다. 다른 관계들은 단절된 채, 재택근무와 가정보육이 지속되면서 혼자의 시간과 공간은 사라져갔다. 관계의 단절과 얽매임이 공존하는 아이러니를 겪었다. 확진자와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었다는 이유로 검사를 수차례. 1년이 지날 무렵 결국 우리 가족은 차례차례 확진이 되었고,  전화로 매일 경과를 보건소에 알려야했다. 격리기간동안 아늑하고 편안함을 줬던 나의 집은 어느새 병원이자 감옥처럼 느껴졌다. 

생각보다 길어지며 암담하던 팬데믹 상황은 결국엔 종결되었다. 이 극단적인 상황을 겪으며 깨달은 것은 '자유' 였다. 시간과 공간, 관계를 나의 의지로 결정하고 싶은 자유. 인위적인 거리두기와 경계 속에서 나오는 안전이 아니라 외부적 요소에 절대적으로 침범받지 않을 '고요한 풍경_Silentscape' 을 그리고 싶었다. 답답한 마음의 해소로서 원경과 여백이 있는 공간-고요한 풍경을 그리면서 상상여행을 한다.

혼자 조용히 있을수 있는 나의 공간을 찾는다. 그 곳은 조용하다. 아무도 없다. 낯설면서 익숙하다. 이사 후 아파트 거실 창 밖으로 매일 보이는 소나무, 제주도 여행에서 마주한 삼나무 숲, 미국서부 여행 중 인상깊었던 대자연(데쓰밸리 사막, 레이크타호, 옐로스톤, 요세미티), 캐나다 록키 여행에서 만난 에메랄드빛 호수/불에 탄 숲/초록 숲/설산/빙하 등의 대자연, 소설 속에 등장하는 레코드회사 이름, 소설 속 인물이 그리는 사람/공간/시간 등. 일상과 지난 기억 속 공간들이 작품 곳곳에 녹아있다.   

bottom of page